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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과 관리
제목
도박중독은 습관 아닌 질병
날짜 2007-03-20
조회
3428




도박은 병입니다. 그냥 병이 아니고 심각한 정신질환의 일종입니다. 술이나 마약과 마찬가지로 한 번 중독에 빠지면 스스로 헤어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릅니다. 도박중독자들은 사교적인 모임에서 가끔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도박으로 인해 여러 후유증이 생기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입니다.


가정이나 일도 안중에 없는 경우가 많고 오직 도박생각과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후유증도 엄청나서 이혼이나 파산과 같은 개인적인 손실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손실도 엄청난데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비폭력 범죄의 40%정도가 도박과 연관되어 있다니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상태가 되어도 많은 중독자들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도박중독의 증상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도박도 중독상태에 빠지면 특징적인 증상이 생깁니다. 첫째가 바로 내성입니다. 같은 흥분을 얻기 위해서는 도박을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야 하고 거는 돈의 액수가 점점 더 커져야 합니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의 술 양이 점점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것 때문에 빚이 점점 늘어나고 본전 생각에 더 깊이 빠지게 됩니다. 또 한가지 무서운 증상이 금단증상입니다. 대부분의 도박꾼들이 어느 순간 자신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가정과 직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일시적으로는 스스로 절제하려는 결심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노력은 금단증상으로 인해 번번이 실패로 끝납니다.


도박을 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집중력도 완전히 사라집니다. 이 증상을 견딜 수가 없어 다시 도박장을 찾게 되는데 이 단계가 되면 안하고 싶어도 의지대로 쉽게 되지가 않습니다. 내성과 금단증상이 있고 심각한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면 심각한 중독상태에 있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도박이 합법적인 나라일수록 중독자 많아

일반적으로 도박중독자의 비율은 전 인구의 1-2%정도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라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입니다. 도박이 합법적인 나라의 경우는 월등히 높은 6-7%나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쉽게 접근이 가능할수록 중독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성인의 약 4% 이상이 도박중독 증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내국인을 위한 카지노가 생기고 경마, 경륜 등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복권 열풍이 불고 인터넷 복권도 엄청난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합법적 도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시내 곳곳에 불법 도박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해동안 검거된 도박사범만도 무려 3만 4천명이나 되고 외국의 카지노에선 특별 대우를 받는 한국인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접근이 쉬운 온라인 도박을 통해 엄청난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간다고 보고있습니다. 특히 그 동안 비교적 중독과는 거리가 있었던 여성들과 청소년들이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지금도 정부와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쟁적으로 도박산업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급급할 경우 언젠가 너무 많은 대가를 치루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될 것입니다.




도박중독의 원인

이처럼 심각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도박중독에 빠지는 것일까요? 왜 똑같이 도박을 해도 누구는 중독에 빠지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정답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심리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성격과 타고나는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가지 연구들은 중독이 단순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질병임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도박중독뿐 아니라 알코올, 약물, 마약중독과 일종의 현대병이라고 할 수 있는 쇼핑중독, 사이버 중독 등이 모두 같은 원인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점차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쾌락, 충동과 연관이 있는 질병인데 뇌에 있는 충동을 담당하는 회로가 선천적으로 부실하거나 어릴 때부터 잘못 형성된 경우 쉽게 중독에 빠진다는 설명입니다. 이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 도박을 하면 도박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쾌락을 담당하는 뇌는 특정한 자극이 들어오면 다량의 쾌락물질을 분비하고 다시 더 강력한 자극을 찾게되는데 이 회로에 작용하는 도파민을 비롯한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을 이루면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도박중독은 더 이상 마음이나 의지의 병이 아닌 뇌의 병, 즉 일종의 뇌기능 장애인 셈입니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 중독의 이유를 다 설명할 수는 없고 성격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특히 중독에 잘 빠지는 성격이 있는데 늘 새로운 자극, 좀 더 강렬한 자극을 추구하는 탐닉형 성격을 가진 사람들로 도박 외에도 술이나 약물 등 여러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또 한 종류의 중독자들은 현실도피적인 사람들입니다.


개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세상 재미를 모르고 친구도 별로 없고 사회활동도 취미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도박이란 일시적인 항우울제라고 할 수 있고 일시적인 도피처의 역할을 합니다. 이외에도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정말 범죄형 도박꾼이나 정신질환으로 인해 도박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도박중독 치료방법 획기적으로 발전

도박중독은 치료가 안된다거나 불치의 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동안 도박중독은 정신질환으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의학의 발달로 원인이 속속 밝혀지고 있고 많은 치료법이 개발되어 도박치료에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특히 약물치료 부분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부 항우울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알코올 중독에 쓰이는 일부 약물이 도박에 대한 욕구와 갈망을 현저히 줄여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중독자들의 잘못된 믿음과 행동을 교정해 주는 인지행동치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도박은 일종의 확률인데 도박꾼들은 이 확률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 잃었으니 오늘은 딸 것이라고 확신하고 따고 나면 다음 날은 어제 땄으니 오늘도 딸 것이라고 다른 계산법을 적용시킵니다. 이들의 머리 속에는 과거 크게 딴 경험만 들어있는 경우가 많고 그 기분을 잊지 못합니다.


중독자들 스스로 자신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게 하고 도박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바로 잡아주는 인지행동치료가 약물치료와 함께 큰 도움이 됩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에서는 2000년 3월부터 도박중독 클리닉을 개설하고 약물 및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집단치료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단도박모임 활용도 큰 도움

병원 치료외에 또 한가지 중요한 모임이 있습니다. 1984년 시작된 한국 단도박 친목모임입니다. 도박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나 그 고통으로부터 회복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어려움을 나누고 힘을 얻는 협심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입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30개 이상의 모임이 활성화 되어 있고 해외에까지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함께 모임을 가지는데 서로 경험을 나누는 것이 병을 극복하고 예방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병원치료를 받는 경우라도 반드시 단도박 모임에 참가하는 것이 재발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단도박모임 안내는 전화(02-521-2141)나 인터넷 홈페이지(www.dandobak.co.kr)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치료에 가족 역할 중요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지만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중독의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인격적으로도 황폐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모든 것을 잃고 거의 자포자기 상태가 되면 회복이 되어 사회로 복귀하는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기치료를 위해서는 본인은 물론이지만 가족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이 치료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환자임을 스스로 인식하고 치료를 받는 순간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더 이상 대박의 희망을 가질 수도 없고 눈앞에 닥칠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당하는데 대한 너무나 큰 두려움이 생깁니다.


여기에 가족들의 잘못된 태도도 만성화의 길을 걷는데 일조를 합니다. 도박을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에 속고 또 속습니다. 너그러운 어머니와 마음씨 좋은 아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빚을 갚아줍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이런 가족들의 행동은 마치 마약 중독자에게 마약을 주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자식에 대한 애처로움이, 남편에 대한 사랑이 자칫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처음부터 제대로 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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